Tháng Mười 14, 2024

작가 이기철 (시인)

쉘 실버스타인 ‘아낌없이 주는 나무’나 장 지오노 ‘나무를 심은 사람’은 많은 이들 사랑을 받은 책이다. 바스콘셀로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는 또 어떻고. 우리에게 나무는...
‘내 아버지여 만일 할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성서에서 예수는 자기가 감당해야 할 십자가 희생에 대해 하나님께 그렇게 간절히 기도했다.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간혹 작가 지망생들 질문을 받는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는가?’로 요약할 수 있겠는데 속 시원하게 답하기가 애매하다. 많은 방법론이 이미 나와 있고 조금만 발품을 팔면 관련 서적, 아니 손가락 운동만 몇 번 하면 정보 바다라는 인터넷에서도 답을 찾는다. 또 스승이나 강호 고수로부터 실질 경험과 지식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글을 쓰는 일은 말하는 일보다 어쩌면 더 어렵다. 필자도 문장을 완성하기 위해 매번 고통을 겪고 있다. 책상에는 기본으로 국어사전을 비롯 문장 교육에 필요한 참고 도서 일고여덟 종(種)이 항상 대기 상태다.  자주 뒤적거리며 노안(老眼)을 재촉하는 셈이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굳이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하면 오래전부터 애정하고 있는 책 한 권은 소개할만하다.  ‘국어 실력이 밥 먹여준다.’(이후 ‘국밥’으로 표기.)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들이 챙겨야 일 순위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총알이다. 실탄이 많으면 많을수록 싸움에서 이길 확률이 높다. 총알이란 글 쓰는 이들에게는 낱말 혹은 단어로 대치된다. 문장은 단어와 단어가 어울렁더울렁 함으로써 만들어진다. ‘국밥’은 낱말 편과 문장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초등 편도 있다. 낱말 편에서는 비슷한 단어 사이에 존재하는 잘 알아차리기 힘든 의미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문장을 만드는 낱말은 실탄으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예를 들면 ‘가족’과 ‘식구’는 어떻게 가려 써야 하는 걸까? 가족사진 촬영이라 하지 식구 사진 촬영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이쯤 되면 살짝 긴장감이 찾아온다. 앞서 ‘잘 알아차리기 힘든 의미 차이’라고 밝혔다. 가족은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처럼 한 핏줄이거나 혼인 관계로 맺어진 사람들로서 공식적이고 딱딱한 낱말이다. 이에 비해 식구는 한솥밥 먹는 한 사람 한 사람. 즉 가족보다는 정감 있는 말이다. 예를 들어 아들 친구가 무슨 사정이 있어 몇 달간 그 집에 신세 지며 함께 밥을 먹으면 식구가 된다. 또 며느리를 얻어 함께 살게 될 경우도 새 식구 들였다고 말하지 않는가.  한 집안에서 숟가락들 수 있는 자격을 얻은 사람이다. 가족과 식구는 다름은 아니지만 사용하는 데 있어 차이는 있다.  이런 낱말들이 비일비재하다. 잘 알고 쓰면 좋겠지만 모르고 쓰면 좀 그렇다. 특히 글 쓰는 일로 밥 먹고 사는 이들에게는. 비단 이는 글쟁이들에게만 해당하는 일은 아니다. 언론인, 방송인, 번역가, 편집자, 광고인, 홍보 업무 담당자 등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물론 일반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누구에게도. ‘국밥’은 글이 좋아지고 생각이 깊어지는 연습장이라는 부제(副題)처럼 이런 일로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큰 도움은 안 될지 몰라도 곤혹스러운 상황을 피해 가는 데 이롭다. 낱말 편에 이어 문장 편에서는 그럴싸한 문장을 지어가는 방법을 누에가 실을 잣듯이 섬세하게 안내한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좋은 문장이란 또렷하고 찰지며 맛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밥’ 종류야 많다. 돼지국밥을 시작으로 수구레국밥, 선지국밥, 소머리국밥, 콩나물국밥, 순대국밥 등등. 하지만 호불호(好不好)가 명확하게 갈리는 음식이다. 그렇지만 먹는 사람은 각기 다른 국밥이 가진 맛을 설명은 할 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말을 물가로 데리고 갈 수는 있지만 물을 먹이지는 못’하듯 ‘정승도 자기 하기 싫으면 그만’이라는데 골치 아픈 문장 교육이라니. 하지만 공부는 배워서 본인 역량을 키우는 일이기도 하지만 남을 이롭게 하는 행동이기도 하다. 독학은 고단하다. 조언자든 참고서든 필요하다. 그러려면 우선 배를 먼저 채우고 시작하면 되겠다.  ‘자, 한 뚝배기 하실래예?’
살아온 결 자체가 시(詩)였던, 시처럼 생각하고 행동했던 사람. 절대 고독을 자처하고서도 그 속에 매몰되지 않고 펜 끝에서 생기는 힘을 신뢰했으며 문단 정치를 혐오하고 엉터리...
영화 ‘황산벌’(2003, 이준익 감독)은 계백과 김유신이 한 판 뜨는 영화다. 그런데 돋보이는 캐릭터인 두 사람보다 ‘거시기’ 영화로 기억하고 있다. 거시기 정체를 알아내려고 고군분투하는 장면들이...
추억은 항상 그 시절을 소환한다. ‘나 어릴 적’으로 말이다. 연필도 그렇다. 잉크라는 세계를 알기 전에 만났으니 연필은 펜보다 더 친한 곁이다. 자, 이제 ‘흑심’(黑心)을...